출산한 지 어느덧 100일이 다 되어가요. 아기가 백일을 맞이할 날이 가까워오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면서도 감회가 새롭네요.
임신했을 때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였어요. 흔히 말하는 입덧과, 변비도 전혀 없어서, 배가 나올 때까지도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었거든요. 임신기간 중 그래도 불편했던 점은 생전 처음 다리에 근육통인 '쥐'가 나는 거였어요. 그리고 '이관개방증'이 와서 소리가 좀 불편하게 들렸었어요. 또 임신 후기에는 밥만 먹고 나면 목이 잠겼었어요. 알고 보니 아기가 커지면서 위가 위쪽으로 쏠리는데, 그것 때문에 음식을 먹었을 때 위산이 올라와서 목이 잠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.
임신 전에는 알 수 없었고 처음 겪는 증상들이라서 무서웠었는데, 정말 신기하게도 출산하자마자 모든 증상이 사라졌어요.
이제 임신 중 증상이 사라지고 나니 출산 후유증이 오더라고요. 출산하고 몇 주가 지나면서부터 몸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졌어요. 그리고 최근 들어 가장 크게 실감하는 건 바로 탈모예요.
머리를 감을 때마다 손에 쥐어지는 머리카락,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들을 보면 마음이 조금씩 무너져요.
아직도 호르몬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걸 실감하면서, 출산이라는 게 단순히 아기를 낳는 일만은 아니구나 싶었어요.
1. 임신 기간 중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
- 입덧 (구역질, 토함)
- 피로감 및 졸림
- 가슴 통증과 부종
- 식욕 변화 (과식 또는 식욕 저하)
- 잇몸 출혈, 입 냄새
- 변비 또는 소화불량
- 빈혈
- 피부 색소침착, 여드름
- 다리 저림, 부종
- 허리 통증
- 목 잠김 (목소리가 가라앉음)
- 이관개방증 (귀에 물이 찬 느낌, 내 목소리가 크게 들림)
- 배 당김, 자궁수축
- 감정 기복, 우울감
이런 증상들은 임신 주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요. 저처럼 무탈하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, 대부분은 크고 작게 몸의 변화가 일어나더라고요. 초기에는 입덧이나 피로감이 많고, 중기에는 체중 증가와 부종, 소화불량 등이 자주 나타나요. 후기에는 태동이 많아지면서 잠을 잘 못 자는 경우도 있고, 배가 커지면서 허리와 골반 통증이 생기기도 해요. 임신 기간 내내 정서적으로도 예민해지고 외로움을 느끼는 시기도 있어서, 가족이나 배우자의 정서적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어요.
2. 출산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
- 산후 탈모
- 관절통, 손목 통증
- 골반 통증
- 요실금
- 출혈, 회음부 통증
- 유즙 분비 문제, 젖몸살
- 수면 부족
- 산후 우울감
- 체중 정체 또는 급감
- 피부 탄력 저하, 튼살 악화
- 집중력 저하
출산 후 몸은 다시 ‘회복’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. 그런데 그 회복이라는 게 단순히 쉬면 되는 것이 아니라, 꽤 많은 증상과 부작용들을 동반해요.
저는 그중에서도 탈모와 손목 통증, 튼살 악화, 그리고 약간의 우울감을 겪고 있어요. 밤낮이 바뀐 생활에 육체적인 피로까지 더해지니까, 가끔은 눈물도 나고 ‘나는 왜 이럴까’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. 출산 직후에는 몸의 회복보다 아기 돌보는 데 집중하다 보니,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했어요. 특히 수면 부족과 호르몬 변화는 감정 기복을 심하게 만들더라고요. "이제 낳았으니 다 끝났지?"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, 실제로는 회복과 적응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. 몸도, 마음도 예상보다 천천히 회복되는 걸 인정하고, 스스로를 많이 챙겨주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.
3. 출산 후 관리 방법
몸은 출산으로 인해 큰 일을 치른 상태예요. 그래서 회복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에요. 출산 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와 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요.
- 충분한 수면과 휴식
- 골반과 허리 스트레칭
- 단백질 위주의 식사
- 수분 섭취
- 산후 마사지, 좌욕
- 가벼운 산책이나 산후 요가
- 가족과 대화, 감정 표현
저도 처음엔 ‘시간 지나면 괜찮겠지’ 했는데, 확실히 내 몸을 위해 조금이라도 신경 써주는 시간이 있어야 확연히 달라지더라고요. 회복이라는 건 누가 대신해 줄 수 없고, 내 몸과 마음이 얼마나 안정되었느냐가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. 작게는 하루 10분이라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했고, 스트레칭이나 반신욕, 간단한 필라테스를 하면서 몸이 점점 가벼워졌어요. 또, 몸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가라앉는 걸 느꼈고요. 이 시기에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,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제일 큰 힘이라는 걸 깨달았어요.
탈모샴푸에 의지하는 요즘, 그래도 믿고 싶어요
요즘 저는 머리를 감을 때마다 마음이 참 착잡해요. 머리를 말리면 배수구가 막히고,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요. 그래서 최근엔 출산 후 탈모 전용 샴푸를 사용하고 있어요. 일반 샴푸보다 가격은 좀 나가지만 두피가 가렵거나 자극되는 느낌 없이 꽤 순하게 느껴졌어요. 며칠 쓰다 보니 두피가 한결 진정된 것 같고, 빠지는 양도 아주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에요.
아직 거울을 보면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아 속상하지만, 언젠간 다시 자랄 거라고 믿고 있어요. 출산은 끝났지만, 이제 내 몸과 마음을 다시 돌보는 시기가 시작된 거니까요.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산모분들이 있다면, 저처럼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 보면서 스스로를 토닥여주셨으면 좋겠어요.